본 포스팅에서는 그로스해킹 팀(이하 그로스 팀)은 어떻게 탄생하고, 기존 마케팅/개발팀과는 구성, 목적, 일하는 방법에 있어서 어떻게 다른지를 다룬다. 또한, 성과를 내는 그로스 팀을 갖추기 위해서는 조직 내에서 어떤 준비들이 받침 되어야 하는지 다양한 사례를 통해 설명하려고 한다. 주 레퍼런스는 션 엘리스의 Hacking Growth 에서 따왔다.

그로스 팀의 탄생

그로스해킹의 아버지라고 부를 수 있는 션 엘리스의 설명에 따르면 전형적인 IT 스타트업의 마케팅/제품기획/개발/데이터분석 팀에 비교하여 그로스 팀은 어떻게 다른가를 잘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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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an Ellis 신작, Hacking Growth – Building Growth team pg30>

일반적인 조직에서는 고객유입 (acquisition)은 마케팅이, 활성화와 유지는 제품기획/개발팀이 맡아서 각각 분리된 목표와 지표를 갖고 일하며 서로 협업하는 경우가 드물다. 사실 내가 있는 조직에서도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그런 모습을 보였었다. 그로스 마인드셋을 가진 이들의 운동(movement)이 시작되기 전까지는.

션 엘리스가 Hackging Growth 에서 언급한 BitTorrent의 그로스팀 빌딩 사례를 보더라도 어느 날 오지랖 넓은 PMM이 등장하여, 여기저기 들쑤시고 다니다가, 기존 유저 베이스에서부터 그로스를 시작하게 된다. 마케터스럽게 서베이와 인터뷰를 하면서 사용자들에게 인사이트를 얻어냈고, 이를 프러덕트팀의 수용으로 빠르게 적용/성공하면서 크로스펑셔널한 팀이 만들어지게 되었다.

즉, 그로스팀이 탄생하게된 배경은 스타트업에게 요구되는 고속성장 (J커브)를 도달하기 위해 기존 마케팅/제품 간의 영역을 허물어 더욱 크로스펑셔널한 구성원들로 이루어지며, 1개의 핵심 지표에 집중하는(goal focused) 기민한(agile) 팀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이들의 요구에서 시작되었다고 정리할 수 있겠다.

그로스팀의 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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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같음을 통해 연결되고, 다름을 통해 성장합니다.” Virginia Satir

현재 내가 섬기는 그로스팀에는 아래와 같은 직책이 존재한다. (우리 그로스팀은 GV의 스프린트 방법론에 따라 사내TF로 출발했으며 약 1년 동안 마케팅, CS, 프로덕트, 디자인 등의 다양한 팀에서 자원을 분배받아 TF를 유지하다가 올해부터 정식 팀으로 승격?되었다) Sean Ellis 의 Hacking Growth 에서 설명하는 Growth team 의 구성에서 출발해서 그 R&R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좀 더 우리 팀 안팎의 상황에 맞게 조절되었기 때문에 정답이라기보다는 여러 시행착오를 통해 알게 된 현재 시점의 소결론이라고 보시고 참고해주시면 좋겠다:

  1. 페이드 채널 그로스해커: 돈을 쓴다. 채널을 발굴/평가하여 CPA(Cost per acquisition)을 낮추고, 버젯팅을 책임진다. 마켓과 제품에 대한 이해는 물론, 크리에이티브에 대한 감과 동시에 비딩에 대한 지식까지 갖추면 좋더라. 부족한 부분은 에이전시와 협업하면 된다. 그럴 경우 에이전시 운영 능력이 핵심 스킬 중 하나가 되겠다. 요즘에 이 친구는 경제학과 RTB를 파더라.
  2. 넌페이드채널 그로스해커: 돈을 안 쓴다, 그리고 전환(conversion)을 만든다. 주로 Lead (이메일, SMS 등의 회원 데이터)를 활용하여 Drip campaign 운영, SEO(검색엔진 최적화)/ASO(앱스토어 최적화), 레퍼럴 등을 한다. 콘텐츠 마케터들과 점진적으로 협업하여, earned channel 들의 수익성를 올린다.
  3. 퍼널 그로스해커: 퍼널을 총괄한다. 퍼널 개선을 위한 아이디어 백로그를 추가/관리하며, 우선순위를 평가하여 실험에 옮긴다. 구축된 샌드박스 안에서 자유롭게 A/B테스트를 기획/실행한다. 완료된 실험을 분석하여 실패/성공을 정의 내리며 후속 실험을 기획한다. 서비스 기획자 혹은 제품 책임자 (Product manager)이며, 엔지니어/디자이너와 협업이 잦기 때문에 IT 프로젝트 운영에 대한 경력이 요구된다.
  4. 크리에이티브 그로스해커: 코드로 표현할 수 없는 모든 결과물을 만들며, 이에 대한 디테일을 책임진다. 웹사이트의 배너 이미지, 광고 소재 및 잠재 고객이 공명하는 한 줄의 카피까지. 도메인에 대한 경험, 잠재고객의 페인포인트 공감, 직관적인 비주얼 창조 능력이 필요하더라. 단순히 창의적인 능력만으로는 그로스팀에서 협업하는데 마찰이 있다 보니, 로지컬 씽킹 및 커뮤니케이션 스킬이 꽤 중요하더라. 몇 달 동안 크리에이티브 실험의 통계적 유의성에 대해 나와 고민하던 이 친구는 요즘 FB DCO를 만나고 나서 표정에 미소를 짓고 산다.
  5. 그로스 엔지니어: 정교한 실험이 프로덕션 환경 외에 ‘빠르지만, 안전한 환경’에서 돌아갈 수 있도록 그로스팀의 샌드박스를 구축하고 개선한다. 풀스택을 경험한 경력이 있어야 하고 아름다운 똥?을 만들어본 아픈 경험 덕에, 항상 스택의 아름다움보다 적정기술을 활용하되 디플로이될 빌드의 고객가치를 논쟁하는 마인드가 있으면 참 좋더라. 최근에는 그로스해커들과 애널리스트를 위한 데이터 분석 환경을 만들고 갖가지 API들로 통합하는 역할이 추가되었다.
  6. 데이터 애널리스트: 데이터 엔지니어와 협업하여, BI툴을 책임진다. 핵심 지표들의 대쉬보드를 개선/유지 보수하며, 팀 멤버들이 현상 속의 통찰을 놓치지 않게 시각화 등을 통해 지원한다. 또한, 갖가지 애드혹 분석 요청들을 수행하며, 이 요청들을 자동화하여 분석의 생산성을 높인다. DB스키마에 대한 이해, BI툴의 활용 능력과 통계 스킬이 필요하다. 복잡하고 다양한 요구 사항으로부터 꼭 필요한 스펙을 뽑아내는 높은 이해력과 듣기 신공은 필수, 꼼꼼함은 덤이다.
  7. 그로스 리드(디렉터): 스킬적으로는 각각 영역의 빈자리를 1달 정도는 커버 할 수 있을 정도의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 즉, 직접 하지는 않더라도 각각 분야에 대해서 디렉팅을 줄 수 있어야 상위 전략을 세우고, 조율이 가능하다. 그 밖에는 팀을 셋업하고, 실험 속에 배움이 이어질 수 있는 문화를 이끌며, 자원이 적시 적소에 분배되도록 커뮤니케이션한다. 스크럼 마스터 등의 프로젝트 매니저 출신들이 유리해 보인다. 여느 팀이 다 그렇듯, 디렉터의 사내 영향력(라고 쓰고, 일 또는 정치를 잘해서 쟁여둔 마일리지라고 읽는다)이 높으면 높을수록 팀은 보호 받고, 일에 집중하기 쉬워진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스트레스 안 받고 성과를 낼 수 있는 환경을 유지한다는 건 의외로 1맨먼스의 일이었다. 팀이 성과를 내기 시작하면 그로스 리드는 조용히 팀의 빅픽처를 준비하며 논리와 상식으로 답이 떨어지지 않는 문제들에 대한 의사결정을 한다. 그리고 그 결정에 책임을 진다.

현재 팀의 총인원은 7명보다 많다. (물론 초기에는 한 명이 두 개 이상의 역할을 맡았던 때도 있었다) 예산과 목표가 변경됨에 따라 그에 대한 전략을 최소 분기별로 준비하며, 전략에 따라 충원 인력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퍼널의 잔존율을 핵심 지표로 부상할 때에는 퍼널 담당 그로스해커 직책으로 서비스기획자(Product manager)를 늘렸었고, 최근에는 페이드 채널 스펜딩이 안정적으로 변함에 따라, 넌페이드와 크리에이티브 쪽으로 인력을 늘려가고 있다.

임원 스폰서쉽과 조직도

갑자기 웬 생뚱맞은 제목인가 싶을 수 있다. 하지만 Sean Ellis 역시 중요한 한 챕터로 책에서 다루고, 나 역시 경험상 매우 중요하다고 동의해서 꼭 짚고 넘어가고 싶다. 이유는 간단하다, 임원진의 투명하고 강력한 커밋먼트가 없다면 그로스팀은 사내에서 복잡한 절차와 관료주의에 실행 속도가 늦어지거나, 영역 싸움에 에너지를 다 빼앗기거나, 기존의 익숙한 방식에 머무르려는 다른 이들의 관성들을 이겨내지 못하고 비효율적인 삽질만 하다가 말라 죽게 된다.

스타트업 같은 작은 조직의 경우 창업자 또는 CEO가 직접 그로스 업무를 리딩하거나, 직접적인 보고를 받도록 조직도를 만들어야 한다. (만약 사이즈가 큰 기업일 경우 VP나 C레벨에게 다이렉트 보고라인을 둘 것을 권하고 있다)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를 적절한 예시로 볼 수 있다. 2005년 페이스북에 그로스팀이 세팅되기 훨씬 전부터 마크 저커버그는 회사의 핵심 메트릭(사용자 수)을 정하고, 사수했으며 이는 똑똑한 이들이 집중력을 갖게 하고 엄청난 속도로 성장을 할 수 있었던 바탕이 되었다.

내가 속해있는 조직 역시, 공동 창업자인 CEO와 CSO 둘의 전폭적인 지지와 축복 속에서 그로스팀을 세우고 성장시킬 수 있었다. 수많은 시행착오와 실패한 실험들 속에서도 ‘회사가 그 실패를 사주는 것’이라며 팀의 배움과 성장을 격려해주었고, 이사회와 다른 임원들의 간섭에는 실드를, 그로스팀의 배경과 이유를 모르는 다른 직원들에게는 성장의 비저닝을 심어주곤 했다.

가장 이상적인 조직도는 아래와 같이 두 가지로 예시를 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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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cking Growth – Building Growth team pg49>

  1. 기존 제품팀이 그로스 지표를 나눠서 가져가는 경우: 핀터레스트, 링크드인, 트위터, 드랍박스 등이 이런 조직도를 갖고 있다. 이 방식의 장점은 이미 개발조직이 갖춰진 스타트업이나 대기업에서 큰 갈등 없이 그로스 업무를 실행할 수 있다는 점이다. 변화되는 점은 (이미 이런 식으로 조직이 세팅되지 않았다면) 제품의 개발 권한이 있는 이들이 더 고객 지향적으로 변하고, 사업 관련 지표들에 대한 책임을 갖게 된다는 점이다. (표 참조: 잠재고객 전환율, 활성화율, 유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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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cking Growth – Building Growth team pg51>

  1. 두 번째는 기존의 제품개발팀과 별개로 그로스 조직이 셋업이 되는 경우다. 우버와 페이스북, 그리고 내가 속한 눔이 이렇게 일한다. 별개 조직으로 운영되는 조직과 기존 제품개발팀 내에서 그로스 지표를 운영하는 방식의 차이점은 바로 주력제품 밖에서 성장의 기회를 찾고, 퍼널을 만들고, 개선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여부다. 눔의 경우 신규 customer acquisition 을 그로스하는 상황에서 기존 인앱 퍼널을 과감히 머릿속에서 지우고, 별도의 웹 기반의 퍼널을 만들고 개선함으로 4배 더 빠른 개발주기를 가져갈 수 있었다. (우리는 B2C매출의 90% 이상이 이렇게 개발된 웹 퍼널에서 발생한다) 이는 기존의 퍼널에 대한 책임/제약을 받지 않고, 별도의 개발팀과 더불어 별도 예산이 존재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심지어 페이스북의 경우 그로스팀이 기술평가를 해서 별도의 그로스 전략을 갖고 외부 솔루션/스타트업을 인수해버리는 경우도 있었다 한다. 또한, 페이스북 라이트, 메신저 라이트 같은 신규가입과 MAU를 그로스하기 위한 제품들 역시 별도로 운영되는 그로스팀에 의해 탄생했다. (라이트 앱들은 낮은 속도의 CPU와 인터넷 환경에서도 잘 동작하도록 별도 개발되었다)

위와 같은 별개 그로스 조직의 경우 조직의 영역이 아직 애매한 스타트업 초기에서 도입하기 좋다. 다만, 이미 조직이 갖춰져 있거나 대기업의 경우 사례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Sean Ellis 에 의하면, 월마트의 WalmartLabs가 이런 상황에서 별도로 셋업된 그로스 조직인데, 이커머스를 그로스하고 기술과 제품들을 혁신하기 위해 별도로 세워진 조직이었다고 한다. (Kosmix 라는 스타트업을 외부에서 인수해서 별도 조직으로 유지) 이들은 월마트의 웹사이트뿐만 아니라 이커머스 성장을 위한 다양한 기술들을 개발하고, 이코시스템을 만들고, 모바일 앱들을 출시했다.

요점을 정리하자면, 그로스팀이 성장하고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조직 내에서 일을 진행하는 올바른 방법만을 강조하며 다양한 갈등 포인트들을 만들어내는 부서들 사이에서 오직 핵심 지표 성장만을 위해 속도를 유지하고, 집중할 수 있도록 탑매니지먼트의 전폭적인 지지가 필수라는 얘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약한 인간들인) 우리는 서로를 필요로 한다. 우리가 가치를 느끼는 것들은 대부분 개개인 혼자서 풀기에는 너무 크고 복잡한 문제들이기 때문이다.” -Michael Kirton

그렇다면, 우리 조직은 그로스팀을 런칭 할 준비가 얼마나 되어있을까? 일반화 시킬 수는 없겠지만, 그로스팀 팀빌딩의 수준을 체크하기에 도움이 될만한 체크리스트를 정리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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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개 이상이어야 할까? 6개 전부 Yes 를 할 수 없다면, 시작하지 않는 것을 추천한다. 팀 빌딩이 우선이다.

끝으로, 션 엘리스가 말하는 Building Growth Team 에 대해 더 자세하게 알고 싶다면 재작년에 Startupfest 에서 발표한 40분짜리 영상을 강력히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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